다리를 절어도 기쁨은 샘물처럼
라반으로부터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떠나서 에서라는 더 큰 어려움을 만나고, 에서라는 더 악랄한 원수에게서 벗어나려 했으나 환도뼈만 위골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목숨과 맞 바꾸어야 하는 하나님과의 대면이 정신없는 사이에 이루어져 어떻게든 혼자라도 살아야겠다는 야곱에게 최악의 상황이 도달한 것입니다.
점입가경, 사면초가는 그런대로 돌파구가 전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대면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율법의 규정을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외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하나님과 대면하였으나 살아 있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것이 그렇게 두려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살려 주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의 선하심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감사와 찬양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감격이 형 에서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밀쳐 내버렸습니다. 목숨을 살려 주신 하나님께 대한 믿음으로 형 에서에 대한 공포는 문제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문제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하여 생명을 주신 주님의 은혜를 깨달으면 현재의 문제는 문제 자체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빛나는 태양, 벅찬 감격, 앞날의 소망이 환도뼈의 위골로 인하여 절룩거리는 그의 걸음을 희망의 지팡이로 견딜 수 있게 하고 담대하게 앞으로 전진하게 합니다. 에서를 만나지만 그가 조금도 두렵지 않고 마음이 평안합니다. 자신으로 인하여 고통받았을 그가 이해되고 그 긴 세월 원한을 가슴에 안고 살았을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가 보복을 한다면 당연히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마땅히 잘못한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고 용서 받기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현상도 발생하였습니다. 에서의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로 보이는 것입니다 (창 33:10).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뵈온것 같사오며”.
에서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야곱도 전혀 달라져 있었습니다. 야곱은 에서를 진심으로 형으로 대우하며 일곱번 절하고 야곱의 온 가족도 에서를 집안 어른으로 최상의 존경을 표하며 모든 재물까지 그에게 선물로 제시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역사와 야곱의 진심을 알고 난 에서는 그 재물을 거절하고 야곱을 부둥켜 안고 기쁨과 회한의 마음으로 애절하게 통곡하였습니다. 형제 간의 원한은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형제관계로 회복성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에서 불안과 근심, 원망의 비늘이 벗겨지고 용서와 사랑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찬란한 태양과 함께 …
임성진 (총장)